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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기

글쓰기의 공중부양 - 당장 써 먹을 수 있는 문장비법

글쓰기의 공중부양

 

"그대가 조금이라도 격조 높은 글쓰기를 하고 싶다면 현재의 자신에서 탈피하라."

 

  글쓰기의 공중부양은 이외수 작가가 지은 책이다. 부제는 처음으로 공개하는 실전적 문장 비법이다. 많은 사람이 글을 잘 쓰고 싶어 한다. 나 또한 그런 열망으로 이 책을 읽었다. 좋은 글에서는 생각이 수도 없이 분해되고 재조립된다. 어떻게 하면 더 쉬운 단어를 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한 문장으로 깊은 인상을 남겨줄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1부 단어의 장

 

단어 채집 - 단어에는 생어와 사어가 있다. 생어는 오감을 각성시킨다.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 생어는 글에 생명력을 준다. 사어는 절망, 허무, 총명, 지혜 등 한자어로 이루어진 추상어들이다. 이상적 문장은 생어와 사어가 적재적소에 쓰여 졌을 때 만들어진다.

 

단어채집법 - 먼저 몸에서 적절한 단어를 찾는다. 오감에 해당하는 단어들을 감각별로 하루에 열 개씩만 찾아도 좋을 것이다.

 

  효과적으로 글을 쓰려면 겉으로 판단되는 속성은 물론이고 보다 내면적인 속성을 찾아내는 일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

글은 쓰는 자의 인격을 그대로 반영한다. 사물의 속성을 파악하는 일은 사물과의 소통을 시도하는 것이며 사물과의 소통을 시도하는 일은 사물과의 사랑을 시도하는 일이다.

 

 발상의 전환. 의문은 발상을 전환시키는 도화선이다. 끊임없이 의문을 던져라.

 

 

 

  2부 문장의 장

 

문장의 사전적 의미 - 한 줄거리의 생각이나 느낌을 글자로 기록해 나타낸 것

 

문장의 기본 형식

- 주어(나는)+서술어(걷는다)

- 주어(나는)+목적어(오솔길을)+서술어(걷는다)

- 주어(나는)+보어(느리게)+서술어(걷는다)

 

처음부터 문장을 꾸미지 말라 - 최대한 자체하고 반드시 필요할 때만 써라.

 

글쓰기의 필수요건

  진실, 소망(미래일기를 쓰는 기분으로 글에 소망을 불어넣어라), 감성, 애증

 

경계해야 할 병폐들

  가식, 욕심, 허영

 

맞춤법 - 한글 맞춤법 통일안을 자료로 삼으라

 

진실하게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써라.

  글쓰기는 장님이 사물을 온몸으로 감지하며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것과 비슷하다. 이런 마음으로 사물이 간직하고 있는 진실을 탐지하라. 비결은 하나뿐이다. 사물에게 애정을 주라.

 

글쓰기의 실제

1. 어떤 글을 쓸 것인가 구상한다.
2. 일단 구어체로 스케치한다. 친한 친구에게 말하듯 구어체로 거침없이 써내려가는 것이 효율적이다. 가급적 정치법에 의거한 단문을 사용하라.
3. 글을 쓰는 처음에는 정치법에 따른 문장을 써야 한다. 정치법이란 문장을 이루는 성분을 순서대로 바르게 나열하는 것이다
4. 문어체로 바꾼다.
5. 수식어나 수사법을 사용해서 문장을 다듬는다.

 

세련된 문장 만들기 

  삭제하기, 절단하기, 수식하기

 

은유법은 표면적 유사성보다 내면적 동일성을 중시한다. 그래서 사유를 통해 찾아낸 의미를 전달할 때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3부 창작의 장

 

소설의 기본요소

  주제 - 끊임없이 의문을 던져라. 그러나 정답은 없다.

이론의 주체에 발이 묶이면 문학의 길을 걷기가 불편해진다.

알고 있는 소설의 이론이 있다면 쓸 때는 꺼내지 말고 쓴 다음에 꺼내도록 하라.

 

구성의 기본 요소

  인물 - 개성에 유념하라, 악역이 악행을 저질러도 독자가 납득할만한 필연성과 개연성이 필요하다.

자기만의 개성을 가져라 예술은 개성이 생명이다.

 

자기 세계를 구축하는 지름길

첫째, 인간을 탈피하라

  바람이 되거나 먼지가 되거나 풀꽃이 되거나 고단한 무릎으로 사막을 건너가는 낙타가 되면서 살아가도록 하라.

둘째, 현실을 탈피하라

  글을 쓰는 순간에는 불가능이 존재하지 않는다.

셋째, 지식을 탈피하라

  자신이 무엇에 대해 안다고 말하는 것은 곧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다.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무한과 연계되어 있다. 무엇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은 지극히 작은 부분이거나 순간에 불과하다.

 

점검

산만하지는 않은가. 지루하지는 않은가.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는가, 지나치게 이론을 의식하지 않았는가, 독자를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았는가.

 

 

  4부 명상의 장

 

사색의 출발

  사색하라. 사색은 명상의 출발이다. 마음을 자연스럽게 안으로 몰입시켜 고요한 상태에 이르게 하고 어떤 대상과 자신을 합일시키는 경지로 들어가라.

 

잡념을 없애려고 애쓰지 마라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이 되려 하지 말고 가장 편안한 평지가 되기를 소망하라. 한 글자 한 문장이 그대가 허무는 살과 뼈가 되기를 소망하라. 그대가 허무는 살과 뼈들 속에서 수많은 생명과 영혼들이 무성하게 자라 오르기를 소망하라.

 

그대는 우주의 중심

  그대는 지금 어디서 놀고 있나. - 그대가 어떤 인연을 만나든 상관하지 않고 향내가 나는 글을 쓸 수만 있다면 적어도 그대에게는 악연이 없다. 그러나 그런 경지를 획득하지 않았다면 가급적이면 좋은 물을 찾아다니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라

 

글에도 기운이 있다. - 언어는 저마다의 기운을 갖고 있다.

 

 

이외수의 문장 백신

 

완성된 글을 읽어보니 도처에 어색한 표현들이 눈에 뜨인다.

- 글에도 기혈의 순환이 있다. 욕심과 가식과 허영은 기혈의 순환을 방해한다. 진실에 입각하여 쓰는 습관을 기르지 않으면 완치되지 않는다.

 

아무리 보아도 문장이 어색하다

- 한 문장 안에 두 가지 이상의 수식어를 쓰지 않았는가. 섣불리 수사법을 남발하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수식어를 제하거나 수사법을 제거해보라. 특히 수사법을 쓸 때는 적절한 단어에 적절한 속성을 부합시켰는가를 확인해보라

 

위의 방법을 다 써 보아도 여전히 문장이 어색하다

- 과감하게 전 문장을 삭제해 버려라

 

문장이 어느 한 부분에서 중단된 채 진전되지 않는다.

- 거기서 지문을 중단하고 내용을 연결시키는 대사를 삽입해보라. 또는 거기서 한 단락을 끝내고 다음 단락으로 넘어가라

 

글만 쓰면 급격히 피로감이 엄습한다.

- 휴식과 명상을 취한 다음 재도전하라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글이 무미건조하다

- 열심히 사랑을 하고 열심히 연애편지를 써라

 

 

빨랫줄

왜 당신의 마음은 세탁해서 널어놓지 않나요.

- 이외수의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中

  이 책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이다. 이 시를 보는 순간 갑자기 마음이 울컥하면서 눈물을 흘릴 뻔했다.

 

 

 

 

  글쓰기의 공중부양 블로그에 적용하기

 

  내용을 보면 블로그 글쓰기에 적합하지 않게 보일 수도 있다. 마치 소설이나 시를 쓸 때 적합해 보인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의 글은 단어와 문장의 합이라는 것이다. 여러분이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을 기억해보자. 그 책이 어떤 책이든지 공통점이 있을 것이다. 당신의 마음을 뒤흔들었다는 점이다. 감정적으로든 지적으로든지 내 마음이나 생각의 체계를 뒤흔들어 놓은 글은 기억될 수밖에 없다.

 

  우리의 글이 단순한 정보 전달로 끝나기를 원한다면 굳이 더 배우지 않아도 된다. 사실만 보기 좋게 나열하면 되니까. 하지만 누군가에게 잊히지 않는 글이 되길 원한다면 생어와 사어를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 그래야만 위의 시처럼 독자에게 인지하지 못했던 감각을 일깨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기억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단순 정보전달의 글보다는 말이다.

 

  문장을 쓸 때는 허세를 빼는 게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허세'로 기억하는 모 배우의 옛날 글처럼 뉴욕 헤럴드 트리뷰! 를 외칠지도 모를 일이다. 꾸미는 절차는 복잡하다. 화장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피부결을 정돈하고 메이크업 베이스부터 파운데이션, 컨실러, 색조 화장품들이 얼굴 위에 켜켜이 쌓인다. 하지만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쓰는 글은 맨얼굴 같다. 시간이 지나도 부담스럽지 않고 담백하다. 담백한 글은 잘 읽힌다. 하지만 지나치게 꾸민 글은 외면하게 된다.